절기란 우리 선조께서 계절의 달에 맞추어 농사를 잘할 수 있도록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계절별 농사를 행하였으며, 옛날에는 달력이 없었기 때문에 언제 씨를 뿌리고 수확해야 하는지 정확한 날짜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 년을 24절기로 나누어 효율적이고 지혜롭게 농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입춘(봄의 시작)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이며, 양력으로 2월 4일경입니다.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이 날에는 여러 민속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 중의 하나로 '입춘첩' 라는 풍습은 대문이나 천장 등에 '입춘대길(입춘에 크게 길하다)' 글귀는 써놓고 그 해 복을 많이 받기를 바라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우수(봄비가 내려 싹이 틈), 경칩(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남)
우수는 양력 2월 19일경, 경칩은 3월 6일 경입니다. 따뜻한 기운이 돌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로서 풀과 새싹이 돋아납니다. 경칩은 겨울잠에서 동물들이 깨어나 활동한다는 뜻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춘분(낮이 길어지기 시작)
춘분은 양력 3월 21일경이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기이며 춘분을 기준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게 됩니다.
이때가 1년 중 농사를 짓기에 가장 좋은 때이며 논밭을 처음 시작하는 초경(애벌갈이)을 합니다. 하지만 아직 꽃샘추위가 찾아오니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뱃사람들은 고기잡이도 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청명(봄 농사 준비), 곡우(농사비가 내림)
청명은 양력으로 4월 5일경이며, 곡우는 4월 20일경입니다. 이날부터 날이 풀리고 화창해진다고 하며, 곡우 무렵에는 볍씨를 가지고 못자리판을 만들었으며, 농가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바쁜 시기입니다. 또한,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차는 시기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나무 안에 있는 물을 마시며 몸이 건강해진다고 믿어 깊은 산으로 들어가 곡우물을 먹으러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입하(여름 시작)
입하는 양력 5월 6일경입니다. 곡우 시기에 심었던 못자리판의 모가 조금씩 자라나고,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 병충해가 많고 잡초도 무성하니 일이 많을 시기입니다.
소만(본격적인 농사 시작), 망종(씨 뿌리기 시작)
소만은 양력으로 5월 21일경, 망종은 6월6일경입니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며, 모내기와 밭농사의 김매기 등을 시작으로, 보리를 많이 심었던 남쪽 사람들은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라고 전해집니다.
하지(낮이 가장 긴 시기)
하지는 양력 6월 21일경이며,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을 때입니다. 남쪽에는 모내기가 거의 끝날 무렵이며, 강원도 지역에서는 햇감자를 수확하여 음식으로 해 먹었던 시기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벼농사를 위해 물이 가장 필요한 때인 만큼 하지 이후에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소서(더위의 시작), 대서(가장 더운 시기)
소서는 양력 7월 7일경이며, 대서는 양력 7월 23일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마철로 여름 중 제일 무더운 날입니다.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장만하기도 하고 팥, 콩, 조를 심어 이모작을 하기도 합니다. 참외, 수박 등 여름에 나는 과일로는 가장 달고 맛이 좋았다고 전해집니다.
입추(가을의 시작)
입추는 양력으로 8일 8일경이며,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든다는 뜻으로 환절기의 시기가 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절기로 일찍 거두어들인 밭에는 김장용 무, 배추를 심기 시작하여 겨울 김장을 대비합니다. 농사일이 대부분 끝나가는 시기로 농가에서는 이 절기에 쉴 수 있었습니다.
처서(일교차가 큰 시기), 백로(이슬이 내리기 시작)
처서는 양력으로 8월 23일경, 백로는 9월 8일경입니다. 처서가 되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많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의 풀을 깎는 벌초를 시작합니다. 또한 농부들은 여름에 사용했던 농기구들을 씻고 손질합니다. 백로가 되면 서서히 가을로 접어들게 됩니다. 곡식과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이고 추수까지 쉴 수 있는 절기라고 합니다. 맑고 깨끗한 날씨가 지속되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나면서 이따금 태풍이나 해일로 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추분(밤이 길어지는 시기)
추분은 양력 9월 23일경이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때입니다. 이날을 기준으로 점점 밤이 길어지면서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 시기가 추수기이며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입니다. 이 절기에 깻잎이나 고구마 순 등을 수확하면서 농가에서 제일 바쁠 때입니다.
한로(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 상강(서리가 내리기 시작)
한로는 양력 10월 8일경, 상강은 10월 23일경입니다. 한로는 찬 이슬이라는 뜻으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며 농부들이 분주하게 타작합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뜻의 상강이 되면 농부들은 농사일을 마무리하고 겨울 준비를 시작합니다.
입동(겨울 시작)
입동은 양력으로 11월 7~8일경이며, 옛날에는 입동이 되면 시장에 무와 배추를 가득 쌓아놓았으며, 농가에서는 김장을 시작했습니다. 입동을 전후로 하여 김장하는 것이 맛이 굉장히 좋다고 했으며, 수확한 무의 냉해를 줄이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기도 했습니다.
소설(얼음이 얼기 시작), 대설(겨울 눈이 오는 시기)
소설은 양력으로 11월 22일경, 대설은 12월 7일경입니다. 소설 무렵부터 살얼음이 얼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겨울에 접어듭니다. 대설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으로 이름이 붙여진 것인데 대설 때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난다고 믿었습니다.
동지(밤이 가장 긴 시기)

동지는 양력으로 12월 22일경으로 24절기중에 민속적인 행사와 놀이가 가장 많이 행해지는 시기입니다. 이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고 장독이나 헛간 등 집 안의 여러 곳에 팥죽을 담아 놓았는데, 예전에는 팥이 악귀를 쫒는 음식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동지에 날씨가 좋으면 다음 해에 병이 많이 생기고, 눈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소한(가장 추운 시기), 대한(큰 추위)
소한은 양력 1월 5일경이고, 마지막 절기인 대한은 1월 20일경입니다. 그 뜻은 대한이 큰 추위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한이 일 년 중 가장 추울 무렵으로 보면 됩니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소한의 추위가 대단하다는 것이겠죠.
24절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절기에 맞는 대표 음식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동지팥죽을 잘 쑤어서 맛있게 먹어볼 생각입니다. 든든하고 속 따뜻한 하루 되시기 를 바랍니다.